며느리 양귀비에게 반한 당현종
측천무후가 죽자 이번에는 중종의 황후인 위씨 일족이 권세를 휘둘렀다.
당 황실의 운명은 다시 위태로워졌다.
중종의 손자였던 23세의 이융기는 이를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중종이 죽은 지 18일 만에 이융기는 젊은 관리들을 동원,
쿠테타를 일으키고 위씨 일족을 주살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예종으로 옹립하고 자신은 황태자가 되었다.
이가 바로 현종이다.
당 황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등장한 현종의 치세는 중국 4000년 역사상 다시없는 전성기여서,
그의 연호를 딴 "개원의 치`는 태평성대의 대명사로 쓰일 정도였다.
인구는 날로 늘어, 양귀비가 등장하기 직전의 한 통계에 따르면, 4,890만 9,800명을 헤아렸다.
현종은 웅대한 지략가이기도 했지만, 음악에 관한 한 당대 최고의 풍류객이기도 했다.
737년 황후였던 무혜비가 돌연 사망하자, 그는 수천의 후궁도 돌아보지 않고 상심했다.
눈치 빠른 환관 고력사는, 재색으로 소문이 파다했던 한 여인을 천거했다.
청화궁에서 그녀를 처음 만난 현종은 자신이 작곡한 곡을 연주했다.
그러자,
이 여인은 즉석에서 음률에 맞춰 선녀처럼 춤을 추었으며, 현종은 그 여인에게 그만 한눈에 반하게 되었다.
이 여인이 양귀비이고 당시 황태자의 비 가운데 하나였으니, 현종의 며느리인 셈이다.
양귀비는 피부가 하얗고 풍만한 여인이었다.
본명은 옥환 이라고 했다.
사천성 관리의 딸로 태어나 17세 때 황태자인 수왕의 비가 되었다.
현종은 그녀를 여자 도사로 만든 후 곧 후궁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비로 삼았으니,
이 때 양귀비의 나이 22세, 현종은 57세였다.
그녀는 얼굴만 아름다웠던 것이 아니라 노래와 춤도 뛰어났고, 특히 비파의 명수였다.
게다가 머리 회전이 빨라 현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종은 양귀비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황제의 유흥비를 조달하던 그녀의 친척 양국충을 중용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일개 무뢰배에 불과했던 양국충은 권력을 전횡하며,
양귀비의 양자이자 변방 3개 지역을 관할하던 절도사 안록산과 앙숙지간이 되었다.
안록산은 중국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돌궐계 또는 이란 계로 추정되고 있다.
궁궐에 들어올 때면 항상 양모 양귀비를 먼저 배알해 현종이 그 이유를 묻자
“호인(오랑캐)은 어머니를 앞세웁니다”라고 대답할 정도로 자신에 찬 인물이었다.
양국충이 이미 죽은 재상 이임보를 돌궐과 내통했다고 모함하여,
그의 일족을 주살하자 안록산은 "황제 옆의 간신을 제거한다"며 거병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조정은 장안에 있던 안록산의 아들을 죽였다.
이에 격노한 안록산은,
낙양을 짓밟고 국호를 대연이라 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랐다.
당은 고구려 출신의 고선지에게 방어를 맡기나,
고선지는 환관의 모함에 걸려 싸워 보지도 못하고 병사들 앞에서 철수를 당하고 말았다.
수도 장안이 위태해지자 현종은 사천성 방면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배고픔과 피로에 지친 병사들은 양국충을 살해하고,
현종의 막사를 포위, 양귀비의 처형을 요구했다.
그러나,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세하고,
17년 동안 애지중지했던 양귀비를 현종은 차마 내어 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천거했던 환관 고력사는 현종을 설득해서 양귀비를 근처 절로 데리고 갔다.
양귀비는 그곳 배나무에서 목을 매달았다.
그 때 그녀의 나이 38세였다.
현종은 고력사로 하여금 그녀의 시체를 수습해 오게 해서,
비단옷을 입히고 가슴에는 향수 주머니를 단 후 조그마한 산에서 장사 지냈다.
안록산의 난으로 번성하던 당은 치명상을 입었다.
통치의 근간이었던 균전제, 조용조, 부병제 등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따라서 중앙통제력이 약화되었다.
안록산의 난을 진압한 것도 당 조정의 군대가 아니라,
위구르라는 유목민족의 군대였기 때문에 대내외적으로 대당제국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지방에서는 그 동안 규제받았던 호족들의 대토지 소유와 토지 매매가 성행하고,
군벌들도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중의 하나가 당을 멸망시킨 주전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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