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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주불사
말술도 사양하지 않고 마신다는 말이다.
진나라의 말엽, 유방이 진나라의 서울 함양을 이미 함락했다는 말을 듣자
항우는 크게 노하여 유방을 무찌를 작정이었다.
그 낌새를 눈치 챈 유방은 두려워하여 몸소 항우의 진중을 찾아가 해명하였다.
이로써 항우의 의혹은 풀렸으나 항우를 모신 범증이 이 기회에 유방을 죽일 생각으로
칼춤을 베풀며 유방의 목숨을 노리는 참이었다.
한편,
유방의 부하인 번쾌가 유방의 위급함을 알고 달려와 왼손에 든 방패로 위병을 쓰러뜨리고
오른손의 칼로 막을 걷어 올리며 뛰어들어 항우를 노려보았다.
항우는 이 난데 없는 일에 놀라
"웬 사람이고?"
"유방의 부하 번쾌란 자올시다"
하고 곁에서 장량이 일러 주었다.
"오 장사로구나, 술을 대접하렸다"
내다 준 술 한 말을, 번쾌는 선채로 단숨에 들이켰다.
"안주가 있어야지. 돼지고기 어깨살을 주렴!"
번쾌는 커다란 돼지 날고기를 방패로 받아 칼로 썰어가며 먹었다.
항우도 다소 질리는 기미였다.
"대단한 장사로군, 한 잔 더 주랴?"
"죽음조차 사양치 않는 놈이거늘 어찌 말술을 사양하겠나이까?
다만, 한마디 여쭙고자 하는 저의 나으리께선 함양에 입성은 하셨으나 차지한 물건을 없으며,
오로지 장군이 오시기를 기다리셨던 것이올시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소인배의 말을 믿으시어 큰 공이 있는 나으리를 해치려 하시다니
망한 진나라의 흉내를 내는 짓으로서 결코 장군에게 이롭지는 않습니다."
유방은 변소에 가는 척하고 자리를 떠 황급히 사라졌다.
이리하여 '두주불사'란 말이 생겨났으며,
이때 항우가 취한 행동에 절망한 범증은
즉시 벼슬을 내놓고 낙향하고 맙니다.
그러면서 남긴 말이 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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