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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계시를 받은 살라미스 해전
마라톤 경기가 페르시아와 아테네 사이에 벌어졌던 `마라톤 전투`(기원전 490) 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아테네는 민주 정치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동방의 페르시아라는 강국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
오리엔트 세계를 통일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서쪽으로의 진출을 꾀했고
먼저 소아시아의 그리스 식민지들을 굴복시켰다.
페르시아의 다음 목표는 그리스 본토였다.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 군은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25마일 떨어진 곳인 마라톤(Marathon)에 상륙했다. 애국심에 불타는 아테네의 중무장 보병들은 자기들의 두 배가 넘는 페르시아 군대를 이곳에서 격파했다. 승리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한 병사가 아테네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그는 “기뻐하라, 우리의 승리를”이라는 한 마디를 외친 후 곧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마라톤 전투에서의 승리는 중무장하고 전투에 나선 아테네 시민의 승리였으며 민주정치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마라톤 경기의 기원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페르시아의 위협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기원전 480년 다리우스를 계승한 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가 그리스를 침략하기 위해 몸소 대군을 진두 지휘했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여 아테네는 델포이에 있는 태양의 신 아폴론의 신전에 사람을 보내 신의 계시를 받아 오게 했다. 이것은 당시 정치의 신정적 성격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신의 계시는 절망적이었다.
다시 한번 계시를 간청하자 약간은 희망적인 내용이었다. 나무로 만든 벽 뒤에 숨으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나무로 만든 벽`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의견이 분분했다.
이 때 테미스토클레스라는 사람이 `나무로 만든 벽`이란 배를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해군의 증강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람으로 이미 2년 전에 그가 제안했던 배 200척이 건조되어 있었다. 아테네의 민회는 테미스토클레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리하여 아테네 시민은 모든 부녀자와 노인을 사라미스 섬으로 피신시키고 싸울 수 있는 남자는 200척의 배에 올라 페르시아 군과 싸울 준비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아테네가 가지고 있던 200척의 배는 3단 노선이었으며 길이는 약 40미터, 폭은 6미터였다.
그리고 노를 젓는 데는 100명 이상의 사람이 필요했다. 뱃머리에는 충각이라고 하는 뾰족한 것이 달려 있었는데 이것은 나무 뿌리를 날카롭게 깎아 청동을 입힌 것이었다. 전속력으로 적함에 다가가 이것으로 적함의 옆구리를 찔러 침몰시키는 것이 당시 사용된 전술이었다.
따라서 노를 젓는 사람의 기술과 일치된 단결심이 승리의 열쇠였다.
결전은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상에서 벌어졌다. 아테네를 버리고 해상에서 페르시아 군에 맞서 싸운다는 작전은 멋지게 성공했다. 400척이 넘는 페르시아 배의 절반 이상이 침몰했고 크세르크세스는 철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테네는 승리했고 민주 정치는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 살라미스의 승리는 아테네 민주주의에 변화를 가져왔다. 10년 전 마라톤에서의 승리는 중무장한 보병의 승리였다. 그런데 이 당시에는 창과 방패 등 무기는 시민이 자비로 구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시민만이 보병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무장을 할 수 없었던 가난한 시민은 전투에 참가할 수 없었고 정치적 발언권도 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살라미스 해전에서는 가난한 시민들이 노 젓는 사람으로 활약했다. 아테네를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지켜 낸 이들은 이제 정치 무대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힘있게 펼 수 있었다.
이전의 민주 정치가 중무장한 시민들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면 이제는 가난한 시민을 포함하는 새로운 민주 정치로 변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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