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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충전소/가슴이 따뜻한 글

[배려] 금간 물 항아리

by 모모파크 201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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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낙이 물지게를 지고 먼 길을 오가며 물을 날랐습니다.

양쪽 어깨에 항아리가 하나씩 걸쳐져 있었는데 왼쪽 항아리는 살짝 실금이 간 항아리였습니다.

그래서 물을 가득 채워서 출발했지만, 집에 오면 왼쪽 항아리의 물은 항상 반쯤 비어 있었습니다.

왼쪽 항아리는 금 사이로 물이 흘러내렸고, 오른쪽 항아리의 물은 그대로였습니다.

왼쪽 항아리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러던 어느 날 아낙에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저 때문에 항상 일을 두 번씩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금이 가서 물이 새는 저 같은 항아리는 버리고 새것으로 쓰시지요."

아낙이 빙그레 웃으면서 금이 간 항아리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항아리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그렇지만 괜찮아.

우리가 지나온 길의 양쪽을 보거라. 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오른쪽 길은 아무 생명도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가 되었지만, 네가 물을 뿌려준 왼쪽 길에는 아름다운 꽃과 풀과 생명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잖아."

“너는 금이 갔지만,

너로 인해서 많은 생명이 자라나고,

나는 그 생명을 보면서 행복하단다.

너는 지금 그대로 네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는 것 이란다"

사람들은 완벽함을 추구하며 자신의 조금 부족한 모습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자기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 낙심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금이 간 항아리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완벽한 항아리들 때문에 삭막할 때가 더 많습니다.

 

약간은 부족해도 너그럽게 허용하는 것이 세상을 좀 더 여유롭게 만드는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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